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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훈련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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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훈련소-중앙회 홈피 오인식 전우님의 글을 스크랩 했습니다.|전우들의 이야기
고수현(75) | 조회 36 | 10.02.23 11:56 http://cafe.daum.net/katusa.pusan/UyBz/93 

카투사(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의 약어다.

'미 육군 배속 한국군 요원'이라는 뜻이다.

1950년 8월 15일 처음 모집하기 시작한 이후 일각에서 '양키 용병(傭兵)'이란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데도 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카투사에 지원한다.

지난해 카투사 지원 경쟁률은 5대1이었다.

작년 12월 모집해 올 2월 입대한 해병대 경쟁률은 2대1이었다.

왜 그럴까? 말 많고 탈 많은 카투사가 한국 신문 가운데 최초로 본지에 훈련소를 공개했다.

카투사 교육병들이 미군의 체력측정시험을 치르고 있다.
미군에선 이병부터 4성 장군까지 이 시험을 봐야 한다. / 카투사 교육대 

 

카투사는 1950년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의 구두합의에 따라 시작됐다.

현재 3100여명이 의정부, 용산, 평택, 대구에서 복무하고 있다.

카투사는 대한민국 육군 소속이다.

하지만 웃옷 한가운데 붙은 육군 계급장과 오른쪽 어깨의 태극기를 빼면 외형은 미군이다.

새벽 5시35분 경기도 의정부 캠프잭슨(Camp Jackson) 연병장에 우렁찬 노랫소리가 들렸다.

"When my granny was 91, She did PT just for fun(할머니는 91살 때 PT를 재미로 하셨네)~!"

머리를 빡빡 깎은 청년들은 충남 논산훈련소에서 5주 훈련을 마치고 이곳으로 왔다.

이미 논산에서 아침 구보를 해본 사람들이라 '복습하듯' 구보를 마쳤다.

게다가 이들은 상당한 엘리트들이다.

TOEIC 점수 780 이상을 받고 자원해 신검에서 3급 이상을 받고 입소했다.

매월 80~170명이 여기서 3주간 추가교육을 받은 뒤 자대에 배치된다.

교장은 미군 원사(Sergeant Major), 교육대장은 한국군 상사다.

"Extend to the left march(좌로 정열)!"

교관이 명령하자 훈련병들이 일제히 대열을 벌렸다.

이어 교관이 "Arms downward move(바로)!"라고 명령했다.

목소리가 작으면 전원 팔굽혀펴기 기합을 받는다.

이후 체조가 진행되고 구보로 이어졌다.

구보 중 군가는 '멸공의 횃불' '진군가' '진짜 사나이'를 부르는 한국군과 달리 정해진 가사도 없이

교관 마음대로 바꿔 부르거나 익살스러운 가사를 흥겨운 멜로디로 부르며 달려갔다.

약 1시간의 아침 훈련이 끝나고 식당으로 행진했다.

식당에 도착하면 소대별로 기수가 식당 앞에 깃발을 꽂고 소대 주위를 한 바퀴 돈다.

소대별로 구호를 외쳐댔다.

1소대는 "Sniper! One team One fight(우리는 저격수, 함께 싸우자)!",

2소대는 "Leaders! Strike hard(전방으로 돌진)!" 등을 외쳤다.

그리고 한 명씩 구호를 한 번 더 외치며 식당으로 뛰어갔다.

카투사들의 식사시간.

 

메뉴는 삶은 계란 두 개 또는 스크램블드 에그, 슬라이스 햄이나 소시지 중 하나였다.

계란은 조리 방법이 다양했지만 교육병은 시간이 부족해 별도 주문이 불가능했다.

감자튀김, 비스킷, 각종 야채를 추가로 먹을 수 있다.

사과, 자몽, 오렌지, 청포도가 준비돼 있다.

베이글과 식빵도 있고 크림치즈, 블루베리 잼, 사과 잼도 있다.

음료는 탄산음료와 이온음료, 우유, 초코우유, 과일 주스, 커피였다.

케이크 두 가지, 쿠키, 파이가 디저트였다.

점심·저녁에는 커다란 햄버거에 콘도그, 양파튀김과 감자튀김 중 하나를 골라서 먹는 쇼트오더(Short order)와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생선구이 등 일반 요리 중 하나를 골라서 먹는 메인오더(Main order)가 있다.

타코와 나초가 구비된 타코바(Taco Bar)도 있고 샌드위치 코너도 있다.

메뉴 앞에는 해당 음식의 칼로리가 적혀 있었다.

한 교육병은 "알아서 기름지지 않은 음식을 골라 먹고 있다"고 했다.

미군들은 계산대에서 아침 2.3달러, 점심·저녁은 4.25달러를 내고 사 먹지만

카투사들은 미군 예산으로 무료로 지급받는다.

식사 후에 퇴식구에 식판을 반납하면 설거지는 식당 직원들이 해줬다.

식사를 마치고 내무반으로 돌아왔다.

다섯평짜리 3인 1실 숙소에는 개인 침대가 있다.

방마다 세면대가 있다.

수도꼭지를 틀자 뜨거운 물이 쏟아졌다.

1급수 지하수라고 했다.

방마다 에어컨과 난방기가 있다.

두 방에 하나씩 있는 화장실에는 개인 욕조와 양변기가 있었다.

대한민국 육군 눈으로 보면 화려하고 편하기 짝이 없는 훈련소 생활이었다.

하지만 이면에는 과학적이고 정교한 시스템이 숨어 있었다.

교육은 영어, 병(兵) 기본훈련과 PT로 구성됐다.

PT(Physical Training)라 불리는 체력훈련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2마일(3.2㎞) 뛰기 등..

말 그대로 체력훈련이었다.

기합 내지는 얼차려 차원으로 실시되는 한국 훈련소 'PT체조'와 달랐다.

교육병들은 새벽 4시40분 기상해 5시부터 체력훈련을 받는다.

단체로 행진하는 경우가 아니면 이동할 때 뛰어다녀야 한다.

한 교육병은 윗몸일으키기 2분에 50회 등 "목표를 제시해 준 다음 못하면 엄격하게 제재를 가한다"고 했다.

 2월 1차 심사에서 교육생 82명 중 70%가 넘는 59명이 기준 미달이었다.

사격 후 적중 확인 시간.

 

취재 당일 1소대 사격 교육에 동행했다.

사격 예비 교육은 한국 교관이 영어로 진행했다.

역시 논산에서 배운 바를 복습하는 수준이었지만, '영어'라는 언어 장벽이 컸다.

엄정한 군기가 요구되는 사격장에서 영어를 잘못 알아들어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별도의 인쇄물을 나눠줬다.

또 실제 사격장의 사격진행절차를 담은 동영상물도 틀어줬다.

사격훈련일, 훈련 소대는 무기고에서 이름과 서명, 날짜를 문서에 적고 총을 받는다.

총은 K-2가 아니라 M16A2다.

사격장 이름은 노마드 찰리(Nomad Charlie) 다.

사격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구멍 뚫린 드럼통 속으로 총구를 넣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 안에 총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절차로, DMZ 투입 전 전방에서 한국군도 행하는 과정이다.

미군은 이를 웨폰 클리어링(Weapon clearing)이라 부른다.

사격장 대기실에 들어가니 미군 교관이 영어로 주의사항과 사격 진행 절차를 설명해줬다.

이어 소대원 중 두 명은 사격장 입구를 통제하고 네 명은 탄약고에 가서 탄알을 지급받았다.

탄약고 담당은 훈련소에 근무하는 최선임 카투사였다.

대기실에는 온난방과 급수대가 설치돼 있었다.

대기실 앞에는 군용 앰뷸런스와 의무병이 대기했다.

사격장에 입장하니 교관이 로드(Rod)라고 불리는 쇠막대기를 총구에 깊숙이 넣어 잔탄 여부를 다시 확인했다.

"No brass, No ammo(탄피·잔탄 없음)!"이라는 함성이 튀어나왔다.

교육병들이 사로에서 '엎드려 쏴' 자세를 잡자 미군 통제관이 영어로 진행을 시작한다.

영점사격 6발 뒤 기록사격이다.

일인당 표적은 모두 10개. 가장 큰 50m 거리 표적이 하나,

100m가 셋, 150m가 둘, 200m가 둘, 250m와 300m가 하나씩이었다.

한 사람당 총 40발을 쐈다.

한 번은 모래주머니에 받쳐서 20발, 나머지 20발은 받치지 않고 사격했다.

26발이 표적에 적중해야 합격이다. 불합격되면 자대 배치 뒤 3개월 이내에 합격해야 한다.

그전까지는 각 부대의 지휘관에 따라 여러 가지 제재를 받는다.

소대 기(旗)를 앞세워 행진하는 카투사들.

 

전진 무의탁 자세, 앉아쏴, 무릎쏴 등은 없다.

화생방 마스크를 쓰고하는 사격도 없고 탄피받이도 없다.

탄피는 근처에 있는 것들만 줍는다. 찾다찾다 안 보이면 더 이상 찾지 않았다.

탄피 개수가 부족해 모두 모여서 하염없이 찾는 일도 없었다.

갯수가 아니라 무게가 기준이었다.

수거된 탄피 무게를 재서 기준 무게 이상이면 끝이었다.

물론 탄피의 외부 유출은 허용하지 않는다.

사격이 끝날 때마다 교관들이 손으로 몸을 뒤졌다.

사격 훈련 도중 점심때가 왔다.

대기실에서 색런치(Sack lunch)라고 불리는 도시락을 먹었다.

삶은 계란 2개, 샌드위치 2개, 케이크, 우유, 오렌지가 각각 1개씩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다.

몸도 몸이지만, 영어 시험도 만만치 않다. 통과 기준은 100점 만점에 70점이다.

ALCPT(American Language Course Placement Test)라는 이 시험에 유급되면

'한 달 후임'들과 교육을 또 받아야 한다.

체력훈련만큼 중요한 ‘영어’교육시간. / 조현웅 인턴기자

 

오후 6시20분부터 1시간 동안 개인 자습시간이 주어졌다.

교육병들은 마치 독서실처럼 오전, 오후에 배운 군사교육 및 영어 등을 복습했다.

보급받은 공책을 옆에 두고 열심히 영어를 써내려갔다.

캐나다에서 7년간 공부를 한 박경민(28) 교육병은

"군사 용어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영어와 또 달라서 공부해야 한다"며 "

말끝에 sir 같은 존칭을 꼭 붙여야 하는 등의 군대식 어법도 익숙지 않아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오후 7시 20분 야간체력훈련이 이어졌다.

내무반에 있던 교육병 세 명이 일제히 매트를 바닥에 깔고 PT훈련을 실시했다.

가끔은 자습시간과 훈련시간을 통틀어 정신교육, 한글교육, 명상교육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취침. 소대당 2명의 교육병이 1시간씩 불침번을 섰다.

PT 복장에 안전조끼를 착용했다.

불침번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빨래'였다.

저마다 자기 소대의 빨래를 모아 밤새 세탁기와 건조기에 돌렸다.

층별로 설치된 세탁실에는 세탁기 3대와 건조기 3대가 있었다.

김우섭(26) 교육병은 "빨래 등 필요한 일을 같이할 수 있어서 합리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 된 빨래는 마지막 야간 근무 당번이 소대원들에게 나눠줬다.

입소 첫날 교육병들은 미군 군복, 전투화와 전투모 2개, 체육복을 받았다.

합치면 90만원이 넘는다.

10만원이 넘는 전투화는 2013년 한국군에 지급될 물품이다.

양적·질적으로 고품질의 군생활이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한 교육병은 "자대에 배치되면 미군과 많은 부분에서 갈등을 겪는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그들한테 못한다는 말을 듣지않기위해 열심히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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